CULTURE/연극2011. 4. 4. 12:02

행복은 사실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동네' - 대학로 SH 아트홀

 

공연명 : 우리동네    
장르 : 뮤지컬
일시 : 2011.03.30 ~ 2011.04.10  
장소 : SH아트홀 (혜화역 2번출구에서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방송통신대학 가기 전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알과 핵'소극장이 있습니다. 그 뒤에 SH아트홀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관람시간 : 120분 (인터미션포함) | 인터미션 : 10분


공연시간정보 
2011년 3월 30일 ~ 4월 10일
평일: 오후 8시 / 토요일: 오후 4시, 7시 / 일요일: 오후 3시, 6시 
 
기획사정보
주최: 문화나눔 나무와물
문의: 02-766-2124 

관람일자 : 2011년 4월 1일 만우절 PM 08:00
개인별점 : ★ ★ ★ ☆ ☆

만우절 날 보러 간 '우리동네'...결론을 말씀드리자만 거짓말 같은 현실을 잔잔하게 전해주었던 뮤지컬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요즘 우리가 열광하는 드라마들, 영화들을 보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들이 많습니다. 그런 것들에 열광하는 현상이 어쩌면 당연합니다.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이 지겨워 죽겠는데 드라마나 영화마저 그러면 너무 재미없으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도 지겨워하는 하루하루의 평범한 일상들이, 사실은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행복이라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가끔 티비에서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거나 전쟁이야기, 하물며 가장 최근에 일본의 지진이야기를 접할 때에도 '아, 아무 일 없이 평범하지만 이렇게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또 며칠 지나면, 다시 반복되는 일상의 지겨움을 토로하곤 합니다. '우리동네'는 우리가 지겨워하는 일상적인 이야기, 말 그대로 우리동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시작해서 옛날 소박한 사람들의 복작거리는 일상을 디테일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진행해주는 자칭 무대감독 역할의 배우분이 나오셔서 깨알같이 설명도 해주십니다.

처음에 이 뮤지컬을 보면서 한 30여분 흘렀을 때 즈음, 이 뮤지컬에 대한 제 개인별점은 '★' 이거였습니다. 빵빵 터지는 재미도 없고 이따금씩 졸리기도 하고, 배우들의 노래실력은 사실 좀 더 갈고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보통 이상들은 다 하시지만 뮤지컬인 이상 노래가 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실력은 되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조금씩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생각해 보니 제가 그동안 너무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코믹하거나 화려한 것들만 봐와서 '우리동네'같은 잔잔한 이야기에 흥미를 못 느꼈던 겁니다. 작은 감동조차도 비집고 들어올 수 없을 만큼 제 마음이 많이 찌들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현상이었던 듯...

'우리동네' 의 세트는 정말 소박합니다. '별 거 없네' 같은 세트장- 안에서 배우분이 현재의 마을 상황을 하나 하나 설명을 해 주고 있습니다. 눈을 감고 들으면 무언가 머릿 속에서 모락모락 상상들이 피어날 것만 같은 아늑한 기분이 빠져들게 됩니다. 마을사람들이 분주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모든 행동들은 마임으로 처리됩니다.

그동안 봐왔던 소극장 세트의 기적? 에 빠져있었던 저에게 이런 모습들은 오히려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없는 데 있는 것 처럼, 그런데 정말 있는 것 같이 눈에 무언가 보일 것 같은 새로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무언가 나른한 기분이 들 무렵, 경쾌한 구둣발소리가 소극장 전체를 가득 메웁니다. 이 가득한 탭댄스 소리! 모두 다 행복한 얼굴로 바닥을 탁탁 시원하게 두드려 나갑니다.

탄생과 성장, 사랑, 죽음- 이렇게 당연한 인간의 사이클을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더 특별하게 포장할까하고 고민하지만 '우리동네'는 그런 고민따위는 아예 집어치운 순수 그 자체의 공연입니다. 태어나서 자라고, 자라면서 이것저것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나중에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는 우리들의 인생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마지막에는 감동을 안겨줍니다.

'사실은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하고 행복한 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충실히 전달하고 있고, 중년층 배우들분들의 연기가 참으로 돋보였습니다. 그동안 젊은 사람들의 연기만 봐오다가 아버지 어머니가 생각나는 배우분들이 열심히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니 보기도 좋고 오히려 젊은 사람들보다 더 강한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뒷자리에 앉아계시던 분들중에는 마지막에 정말 펑펑 우시는 분들도 계셨구요. 저는 피곤해서였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만큼의 큰 감동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단지 마음 한 구석이 찡 하긴 했습니다. 어차피 저도 나중에 결혼하고 애 낳고 살다가 나이들고 죽게될테니까 그런 것에 있어 작은 공감을 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제 개인적인 평가는 높지 않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동네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감동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우리동네' 구경하러 가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 (이 순간만큼은 그동안의 막장 드라마를 다 잊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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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트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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